현대차가 30년만에 공개한 ‘각그랜져’ 정체

차봇매거진
2021-04-24

겉모습만 보고는 절대 알 수 없는

오늘은 서울 성수동에 나타난 아주 특별한 그랜져에 대한 얘기 입니다. 

성수동에 생긴 현대자동차 팝업 스토어에 대해선 이미 소개한 바 있는데요. 

아이오닉 팝업스토어에 이어 현대차 헤리티지 굿즈 스토어가 오픈했다구요.

그리고 맞은 편에 자리한 이것. 

현대자동차의 1세대 그랜져(Grandeur)인데요. 

무려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생산된, 정말 클래식카 골동품 자동차에요. 

이곳은 현대자동차라는 표시 없이 스튜디오 더미(STUDIO DUMMY)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데요. 

dummy는 충돌시험시 사용되는 인체 모형을 말하지만 우리말로는 "많은 물건이 한데 모여 쌓인 큰 덩어리"라는 뜻이죠.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연구를 통해 가치를 쌓아 나가는 디자인 스튜디오랍니다. 

뭐, 헤리티지 스토어를 열었으니 자동차도 상태 좋은 옛날 차를 전시용으로 가져다 놨다 보다 싶었는데요.

번호판을 가린 GRANDEUR EV 글자를 보는 순간 소오름;;

그리고 현대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상주하며 이 차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는 사실에 충격;; 심지어 훈남

겉모습은 그 옛날 그랜져 그대로지만 실내는 콘셉트카 수준입니다. 

현대차 디자이너들이 수개월에 걸쳐 새로운 실내를 구상하고 내장재 싹털 완전히 새로 제작해서 넣었다고 해요. 

모터쇼에서나 볼수 있던 콘셉트카를 만들듯이 말이죠.

가령 운전석에서 조수석 언저리까지 뻗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최신 아이오닉5 저리가라 할 수준.

계기판부터 OLED 화면처럼 선명한 그래픽이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센터페시아를 대신한 세로형 화면에는 현재 재생중인 음원의 앨범자켓이 보여지구요.

1990년대 마이클잭슨…

비행기 조종간 연상시키는  PRND 시프트레버. 그리고 센터콘솔에서 고개를 내민 술병? 향수병?

스티어링휠은 오리지널 그랜져(미쓰비시 데보네어)의 것을 개조해 리모컨을 추가했어요.

30년 전 차지만 요즘 기준으로 보면 콘셉트카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스티어링휠을 가졌던 1세대 그랜저! 

페달은 새로운 감각으로 바꿨구요. 바닥 마감재도 하이테크 이미지 입니다. 

보호커버나 바닥 매트가 없어서 차에 오르기가 조심스럽더군요.  

이거 설마 닭다리 돌돌이 수동 윈도우?

아닙니다. 가죽끈으로 만든 도어핸들이에요. 

무려 파워윈도우와 사이드미러 폴딩까지 새로운 형태의 스위치에 담아냈어요.

하지만 가장 힘준 부분은 신기술 오디오 스피커 시스템과 사운드에 맞춰 도어 트림을 타고 실내를 감싸는 화려한 조명이에요.

사운드와 조명에 최적화된

레트로 퓨처 모빌리티

이 차의 목적이 이러한 스피커 시스템과 조명 같은 요소들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기 위한 선행 개발차 성격이라니 말이죠. 

 

다른 그림 찾기

동글게 솟은 센터콘솔은 캡슐커피머신 뒷좌석으로 이어지는데, 시트 등판 마감도 특이합니다. 

요소요소들이 자동차 실내가 아니라 거실 가구를 연상시키죠.

요즘 자동차는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으니까요.

이게 1990년 그랜저 껍데기 안에 넣어진 뒷좌석인줄 누가 알까요.

세상 한대밖에 없는 쇼카/콘셉트카에 앉아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경험인데요.

다시봐도 캡슐커피머신 같은 센터콘솔 재떨이에 장식처럼 놓여진 시가가 이 차의 풍류를 보여줍니다.

서랍처럼 열리는 뒷좌석 센터콘솔에는 손가락 자를 때 쓰는 도구를 배치해 놨구요. 음?

뒷좌석 천장에는 독특한 조명이 있어요.


마치 인피니트풀처럼 빠져드는 깊이감을 가진 

30년전 과거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차였지만 현재는 아반떼 사이즈밖에 되지 않는 각그랜져에게 부가적인 공간감을 부여하기 위해 거울과 조명으로 실제보다 훨씬 깊이 있어 보이는 착시효과를 냈습니다. 

고급차에 빠질 수 없는 뒷좌석 조명 내장 화장거울과 필기도구 홀더도 숨겨져 있구요.

쇼카지만 어찌나 공들였는지 마감 소재 품질이나 마무리가 허술하지 않아요.

현대자동차는 이런 차를 왜 만들었을까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자동차의 모습은 그대로일까?

자동차의 대변혁이 일어나는 시기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힌트를 현대차의 헤리티지에서 찾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그랜져는 그러한 노력의 두 번째 결과물(스터디)이죠. 

첫 번째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 전시된 헤리티지 포니 시리즈 입니다. 

45여 년 전 한국 자동차 산업의 여명을 알린 양산형 포니 오리지널 모델을 복고적으로 재구성한 차량이죠.

전설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포니 해치백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현대차가 양산한 개인 이동성(모빌리티)의 아이콘이었으며, 국내 최초의 대량 생산 및 수출 차량이었어요.

헤리티지 시리즈 포니의 외관은 차량의 전면에서 후면까지 무광택으로 빛나는 은색 표면과 해치백 실루엣으로 표현됩니다.

주목할 만한 요소로는 앞유리보다 앞에 있는 펜더 장착 외부 미러(카메라 기반), 픽셀화된 둥근 전조등과 LED 조명으로 만들어진 U자형 후미등이 있어요. 


픽셀화된 원형 헤드라이트와 U자형 미등은 아이오닉 5, 45 콘셉트카에서도 활용되는 픽셀과 8비트 그래픽을 접목한 현대차만의 '픽셀 로드 트립' 디자인 방식을 구현했어요.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프리미엄 소재로 만든 문, 모던한 조명 시스템, 조명이 들어오는 진공 튜브로 만든 스피드 게이징 계기판, 세련된 디자인의 다른 요소 등 시크하고 모던한 액세서리를 자랑합니다.

복고풍뿐만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요소도 담고 있는데요.


디지털 터치 변속기, 휴대폰용 크래들 공간, 음성 작동식 스티어링 휠은 현대적 감성을 전달하죠.

트렁크 공간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구성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기기가 설치됐어요.

그리고 포니, 그랜져에 이은 헤리티지 시리즈 세 번째는 가오갤

곧 공개 예정입니다.

과거의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 관점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시리즈는 사실 (포니 디자인을 차용한) 아이오닉5 출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해요. 

헤리티지 시리즈는 선행 연구 차원에서 만들어낸 결과물들인데, 마침 공개 시기가 겹쳤을 뿐이라는 것이죠.

현대자동차의 스튜디오 더미를 방문하면 헤리티지 시리즈 차량 외에도

자동차 서스펜션 부품을 이용해 움직임을 구현한 시트,

전기차 인테리어 콘솔에 간편하게 장착 가능한 모듈형 러기지백,

돔 아키텍처를 적용한 사운드 중심의 무중력 의자,

퍼스널 모빌리티를 위한 입을 수 있는 에어백,

여러겹의 나무를 구부려 하나의 곡선으로 만든 우드 밴딩 시트 등

다양한 전시물 체험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비전을 엿볼 수 있습니다.